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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과 영양
» 작성자 : 김원호 » 작성일 : 2009-08-21 » 조회 : 1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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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증성 장질환은 유전적, 환경적 영향과 함께 비정상적인 면역반응으로 인해 장에 염증이 발생하여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만성적인 경과를 밟게 되는 병입니다. 영양 섭취와 배설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장에 문제가 초래되는 질환이므로 환자와 치료자는 당연히 영양적인 면에 관심을 가지게 됩니다.
본 장에서는 염증성 장질환에서 영양과 관계하여 여러분들이 궁금하게 생각하고 있는 여러 가지 부분들 즉, 1) 특정 음식들이 염증성 장질환과 연관이 있는지, 2) 염증성 장질환과 관련된 영양 결핍의 종류와 어떻게 나의 영양 상태를 평가하는지, 3) 질환의 치료로서의 영양 요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리고 4) 성장 장애와 어떤 관련이 있는지 등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고자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정의
 

염증성장질환은 장에 발생하는, 악화와 호전이 반복되는 원인 불명의 만성 염증 질환으로서 통상적으로 궤양성대장염과 크론병을 지칭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비교적 흔한 베체트장염도 포함될 수 있으며, 활동기 환자는 설사, 혈변, 복통 등의 증상을 경험하게 됩니다. 


음식과 염증성 장질환
 

염증성 장질환에서 설사, 변비, 복통, 구역질 및 체중감소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흔히 식사와 연관된 경우가 많습니다. 또한 장루술을 받은 크론병 환자에서 장루를 통하여 장내용물을 주입하면 재발을 촉진시킨다는 보고는 장내용물에 포함된 어떤 성분이 질환의 발생에 관여한다는 것을 보여줍니다. 따라서 음식이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인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 볼 수 있겠습니다. 


1.
우유가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이 될 수 있나요? 

크론병 환자에서 유아기에 모유보다 우유를 먹은 예가 많고, 우유 단백질에 대한 혈중 항체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정상인에 비하여 흔하며 유아기에 우유에 대한 과민반응의 빈도가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높은 것으로 보아 어릴 때 우유에 포함된 어떤 항원에 노출되는 것이 나중에 대장염이 발생하는데 관여할 수 있다는 의견이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뚜렷한 인과관계를 확인하지는 못하였지만 유당 불내성이 설사 등의 증상 발현에 관여한다는 것이 밝혀 지게 되었습니다. 또한 유당 흡수장애의 근거가 없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상당수(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1/4, 크론병 환자의 1/3)에서도 우유섭취를 제한하면 설사가 호전된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설사 등의 증상이 심한 환자에서는 우유섭취를 제한하는 것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2.
염증성 장질환과 연관된 식습관은 어떤 것이 있을까요?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발병 전 총 탄수화물, 지방 및 정제된 당의 섭취량이 대조군에 비하여 더 많다는 역학적 연구가 있지만 과연 이것이 질병의 발생이나 경과에 영향을 미치는지는 분명하지 않으며, 마아가린의 과다섭취 또는 식이섬유 섭취량의 부족이 염증성 장질환의 발생빈도와 연관된다는 견해도 있습니다. 당류 중에서는 sucrose가 염증성 장질환의 위험인자인 반면 fructose는 오히려 음의 연관관계를 보인다고 합니다. 과자류에 특히 많이 포함되어 있어 최근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던 Trans 지방산의 섭취량이 크론병의 발병율과 비례한다는 보고도 있으며 동물실험에서 trans 지방산이 점막세포내에 축적되고 점막구조의 특이한 변화를 일으킨다는 사실이 증명되었으나 염증성 장질환의 전형적인 증상을 일으키지는 못하였습니다. 그 외에 크론병과 cereal, 과일 및 섬유질, 유제품, 총 섭취 열량등과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들이 있었으나 음식이 염증성 장질환의 일차적인 원인이 되지 못한다는 것이 현재의 일반적인 생각입니다. 


염증성 장질환과 영양 결핍
 

염증성 장질환은 염증이 소화와 흡수를 담당하는 장에 발생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영양 결핍을 쉽게 경험한다는 것을 누구나 예측할 수 있습니다. 또한 흡수를 주로 담당하는 곳은 소장이므로 궤양성 대장염 보다는 소장을 침범하는 크론병에서 영양 결핍이 더 흔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적절한 영양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치료에 있어서 절대적으로 중요합니다. 따라서 전문의와 상의하여 영양 상태를 평가하는 여러 가지 방법을 알고 이를 통하여 최적의 영양 상태를 지속시켜 나가도록 노력 해야 할 것입니다. 


3.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모두 영양 결핍을 경험하나요? 

그렇지 않습니다. 아시다시피 대장은 수분의 흡수와 대변의 저장 역할을 맡고 있고 소화와 흡수를 주로 담당하는 곳은 소장입니다. 따라서 그 이름처럼 대장에 주로 발생하는 궤양성 대장염의 경우에는 영양 결핍은 비교적 드물고 반면에 주로 원위부 소장과 대장에 염증을 일으키는 크론병의 경우에는 단백질, 탄수화물 및 지방뿐 아니라 무기질(철분, 아연), 전해질(마그네슘, 칼슘, 칼륨 등), 비타민(비타민 A, D, E, K, B12, 엽산) 등의 흡수장애를 초래하고 영양 결핍을 흔히 일으킵니다. 


4.
왜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은 영양 결핍을 겪게 되나요?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영양 실조가 일어나는 원인은 여러 가지입니다(표 1). 영양 결핍의 첫째 원인은 섭취량의 감소입니다. 섭취량이 감소하는 이유는 염증성 장질환에 흔히 동반되는 오심, 구토 혹은 식욕부진 등으로 인하여 식사량이 감소하거나 식후의 증상 악화를 염려하여 환자 스스로 식사를 제한할 수 있으며 때로는 치료목적으로 금식 또는 절식을 권하기도 하기 때문입니다. 영양 결핍의 둘째 원인은 췌장기능의 장애 또는 담즙산(bile salt)의 부족에 의한 소화장애와 점막의 염증 및 이로 인한 정상 장표면적의 감소 또는 세균과다증식으로 인한 흡수장애입니다. 출혈, 설사, 또는 누공으로 인한 영양소의 과다소실이 셋째 원인입니다. 염증이 심한 경우에는 주로 단백질의 소실이 나타나고, 설사 또는 누공은 수분 및 전해질과 더불어 zinc 결핍을 초래하며, 철분부족은 출혈에 기인합니다. 그밖에 염증, 발열 등으로 인한 영양소모량의 증가와 수술에 따른 합병증이 영양부족의 중요한 원인이 되고, 염증성 장질환에 사용되는 약제가 영양소의 흡수를 방해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약제 중에서 설파살라진은 엽산의 흡수를 방해하고, 스테로이드는 칼슘 흡수저하와 소변을 통한 마그네슘 과다배출을 초래하며 단백질 대사에 변화를 일으킵니다. 또한 항생제는 비타민 K 상태를 변화시켜 흡수를 방해합니다. 


5.
염증성 장질환으로 인한 영양 결핍의 종류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최근에 이르러 영양 결핍에 의하여 사망하는 환자는 없지만 영양 부족 상태인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상당수입니다.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체중감소, 악액질, 빈혈, 비타민 결핍(vitamin A, B12, D), 저알부민혈증, 성장장애, 전해질 및 미량원소 결핍 등의 영양부족은 궤양성 대장염에 비하여 크론병에서 더 흔합니다(표 2). 


표 1.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영양 결핍의 원인 

1. 섭취량의 감소 오심, 구토, 식욕부진, 입맛의 변화 식사 후의 복통, 설사 인위적인 섭취 제한
2. 소화 및 흡수 장애 장점막 이상(점막효소 부족), 흡수 면적의 감소, 수술, 광범위한 병변, 세균 과증식 및 담즙산의 deconjugation
3. 과도한 소실 단백소실성 장질환, 출혈, 누공
4. 영양 요구량의 증가 열량 소모량의 증가, 발열, 패혈증, 아동기의 성장
5. 인위적 요인 수술 합병증 약제, 스테로이드, 설파살라진


염증성 장질환 환자의 1/4~3/4에서 체중감소, 저알부민혈증, 빈혈, 단백질 소실 또는 비타민 결핍 등의 영양 부족을 보이며, 특히 체중감소와 저알부민혈증 등은 질병의 활동도가 심할 수록 비례하여 악화 됩니다.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에서 비타민 A의 흡수는 정상인과 다르지 않지만 혈청내 retinol 결합 단백이 감소되어 있으며 전반적으로 섭취량이 감소하기 때문에 비타민 A 결핍이 흔히 일어납니다. 약 45%의 크론병 환자에서 비타민 D 감소와 함께 대사성 골질환이 동반됩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제인 설파살라진은 엽산의 흡수장애를 유발합니다. 또한 궤양성 대장염에서 이형성(dysplasia)이나 대장암의 발생이 엽산부족과 관련되며 엽산을 보충함으로써 대장암의 빈도가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으므로 설파살라진을 복용하는 경우에는 엽산을 보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혈액 소실로 인한 철 결핍성 빈혈은 크론병이나 궤양성 대장염에서 흔히 보이는 소견입니다. 철분 결핍은 혈청 ferritin 농도가 이를 가장 잘 반영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 환자에서 칼슘 결핍은 약 13%, 칼륨 결핍은 약 6~20%, 마그네슘 결핍은 약 14~88%로 골다공증 및 신경학적 장애의 원인이 될 수 있으며, 불충분한 영양섭취, 설사로 인한 소실, 흡수장애 등이 원인입니다. 설사가 심한 환자나 누공이 있는 경우 아연 결핍이 보일 수 있으나(40-50%) 구리 결핍은 드물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표 2. 염증성 장질환에서 영양결핍의 종류와 빈도 

  크론병(%) 궤양성 대장염(%)
체중감소 65~76 18~62
성장장애 40 10
저알부민혈증 25~80 25~50
빈혈 60~80 -
  철분 결핍 39 81
  엽산 결핍 54 36
  비타민 B12 결핍 48 5
칼슘 결핍 13 -
마그네슘 결핍 14~88 -
칼륨 결핍 6~20 -
아연 결핍 40~50 -


6.
나의 영양상태를 알아보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들이 있나요? 

영양상태를 잘 유지하는 것은 치료적 측면에서도 중요하므로 이를 적절히 평가 하는 것은 필수적이라 할 수 있습니다.
병력 및 이학적 소견을 평가하여 영양상태를 전반적, 주관적으로 평가하는 방법(subjective global assessment; SGA)이 소개되었는데, 병력으로 체중감소, 식사 섭취량, 소화기 증상, 기능적 장애 등을, 이학적 소견으로 피하지방 감소, 근육 위축, 부종, 복수 등을 주관적으로 평가, 종합하여 양호한 영양상태(well nourished), 중등도 영양실조(moderately malnourished), 고도 영양실조(severely malnourished)의 세 가지로 구분합니다(표 3). 그러나 키, 체중 및 체용적지표(body mass index; BMI)와 더불어 상완위 둘레(mid-arm circumference)와 피부 두겹 집기(skin-fold thickness)를 측정하는 간편한 영양평가방법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중성자 방사화 분석(neutron activation analysis), 이중 에너지 방사선 측정법(dual energy x-ray absorptiometry, DEXA) 및 신체전도저항기를 이용하여 지방성 : 비지방성 체용적 비율 등을 측정하는 체성분분석(body composition analysis)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검사실 검사로는 헤모글로빈과 적혈구 용적(mean cell volume), 혈청 칼슘, 마그네슘, 총단백 및 알부민, transferrin, 철, 철결합능, ferritin, 비타민 K와 관련하여 혈액 응고 인자의 상태를 나타내는 prothrombin time 등을 정기적으로 측정하는 것이 추천되고 있으며 소장을 절제한 환자에서는 필요할 경우 중요한 영양소의 흡수 장애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비타민 B12, folate, zinc, 지용성 비타민 및 미량원소를 측정하도록 권합니다. 소아에서는 성장 장애가 문제가 될 수 있으므로 골연령을 평가하며, 스테로이드를 장기간 사용하는 환자에서는 골밀도검사가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여러 가지 검사법들 중 전문의와 상의한 후에 자기에게 적절한 검사를 통해 영양 상태를 평가 하여 최상의 영양 상태를 유지하도록 하여야 하겠습니다. 


표 3. 영양 상태의 평가 

기준  

양호한 영양상태  

중등도  

고도 영양실조  

체중감소 

<5% 

5~10% 

>10% 

섭취량(영양 요구량에 비하여) 

100% 

70~90% 

<70% 

소화기 증상 

없음 

간헐적 증상 

매일, 2주 이상 

기능적 장애 

정상 

약간의 장애 

누워만 있음 

피하지방 감소(삼두박근 및 늑골연) 

없음 

약간 

심함 

근 위축(사두근 및 삼각근) 

없음 

약간 

심함 

부종 

없음 

약간 

심함 

복수 

없음 

약간 

심함 


염증성 장질환과 영양요법
 


7.
영양요법이란 무엇인가요? 

영양요법으로는 크게 나누어 장관을 통하지 않고 정맥으로 필요한 영양분을 주입하는 완전경정맥영양요법, 일반적인 음식이 아닌 성분식이, 중합식이, 유동식이 등을 경관을 통해 위나 장내로 주입하는 경장영양요법, 부드럽고 자극이 없는 음식을 경구로 주입하는 경구식이 등이 있습니다.
활동성 염증성 장질환에서 영양요법의 목표는 환자의 영양 상태를 유지 또는 개선하고 증상을 완화시키거나 관해를 유도함으로써 스테로이드 사용을 줄이고 수술을 피하는데 있으며, 장기적인 목표는 관해와 양호한 영양 상태를 유지하고 심하지 않은 재발을 치료하는 것입니다. 


8.
완전경정맥영양요법이란 무엇인가요? 

완전경정맥영양요법은 중심정맥도관을 이용하여 고칼로리 수액을 공급하는 것으로, 대장염이나 소장의 광범위한 염증, 또는 누공 등의 합병증으로 경구적 식사가 불가능할 경우 시행됩니다. 그러나 중증인 환자는 탈수, 패혈증 등이 잘 동반되므로 이에 대한 주의가 필요하며 전해질 균형에도 유의하여야 합니다. 장기적인 완전정맥영양요법시에는 비타민 부족에 대하여도 고려하여 보충해주어야 하며, 치료시작 전부터 미량원소의 결핍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Ca, Mg, Zn 등의 보충도 필요합니다. 


9.
치료목적으로 모든 환자에서 완전경정맥영양요법을 사용할 수 있나요? 

장을 완전히 쉬도록 하면서 영양을 공급할 수 있는 완전경정맥영양요법이 소개된 이후 이를 크론병에 대한 일차적인 치료목적으로 사용하여 관해율 63~89%의 좋은 결과를 얻었다는 보고가 있었습니다. 그러나 이후 완전경정맥영양요법에는 상당한 비용과 합병증이 따르고, 크론병에서 완전경정맥영양요법으로 관해가 유도되더라도 2년 재연율이 40~62%로 높으며, 수술을 지연시킬 수 있을 뿐 피하게 하지는 못한다는 사실이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성분식이(elemental diet)를 이용한 경장영양요법으로 완전경정맥영양요법과 유사한 관해 유도효과를 얻을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여러 차례의 수술이나 소장을 광범위하게 침범한 크론병 환자에서 장부전이 명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일차적인 치료보다는 보조적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또한 궤양성 대장염에 대한 일차적인 치료법으로서의 완전경정맥영양요법 또한 인정되지 않고 있습니다. 


10.
수술이 필요한 환자에서 완전경정맥영양요법이 도움이 될까요? 

수술이 필요한 크론병 환자에서 영양 상태를 개선함으로써 수술에 따른 합병증을 줄이고 염증을 완화시킴으로써 수술 범위를 줄이기 위한 목적으로 수술 전 완전경정맥영양요법을 시행한 결과 영양평가지수(nutritional parameter)가 개선되기는 하지만 수술 후 합병증을 줄이지는 못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따라서 의료비용을 높이고 및 입원기간을 연장시키는 수술 전 완전경정맥영양요법을 모든 환자에서 시행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영양 결핍이 아주 심한 환자에서 장관을 이용한 영양공급이 어려운 경우에 한하여 5-10일 정도 시행하는 것이 권장되고 있습니다. 완전정맥영양요법은 수술 후 누공이 생긴 환자나 수술하기 어려운 누공이 있는 환자에서 도움이 될 수 있지만 대부분의 누공은 완전정맥영양요법 만으로는 치료되지 않으며 결국 수술적 치료가 필요합니다. 


11.
경장영양요법은 무엇인가요? 

염증성 장질환에서 경장(경구적 또는 경관적)영양요법은 오랜 기간 사용되어 왔습니다. 경장영양요법에 사용되는 식이에는 성분식이(elemental diet), 저분자 및 고분자 중합식이(low and high molecular weight polymeric diet), 유동식이(liquid diet), 제외식이(elimination diet) 등의 다양한 종류가 있습니다.
아미노산, 당분, 무기질, 비타민, 필수지방산, 수분 등으로 구성된 성분식이는 단백질과 지방 등의 분자량이 큰 영양소와 섬유질을 함유하지 않으므로 소화과정을 거치지 않고도 근위부 소장에서 체내로 쉽게 흡수되며 찌꺼기가 남지 않아 하부 장관의 휴식효과를 얻을 수 있을 뿐 아니라 항원성이 없으므로 면역반응을 유발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활동성 크론병의 일차적인 치료목적으로 성분식이를 사용한 완전경장영양요법에 대한 보고가 많은데, 환자가 충분히 따라준다면 임상적인 치료효과에서 완전경정맥영양요법이나 스테로이드보다 못하지 않으면서 저렴하고 합병증이 적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한 스테로이드는 음성 질소 평형(negative nitrogen balance)를 초래하는 반면에 성분식이로는 양성 질소 평형(positive nitrogen balance)를 얻을 수 있으며, 특히 소아환자에서 성장이 촉진되는 장점이 있습니다. 성분식이는 요구량에 따라 쉽게 증량할 수 있고 균형 잡힌 공급이 가능하며 소장 융모의 위축을 방지한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그러나 크론병에서 성분식이의 관해유지효과는 보고자에 따라 매우 다양합니다. 
성분식이의 가장 큰 단점은 맛이 나빠서 환자의 순응도가 낮고 중합식이(polymeric diet)에 비하여 비싸다는 것입니다. 중합식이도 크론병에서 성분식이와 유사한 관해유도 및 관해유지효과를 보이고, 스테로이드 및 설파살라진 등의 약제와 비교해서도 치료효과가 큰 차이가 없으므로 성분식이 보다 우선적으로 이용할 수 있습니다. 중합식이도 경구로 투여할 경우 성분영양과 마찬가지로 순응도가 낮으므로 튜브를 통하여 투여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 경우에도 약제를 사용한 치료에 비하여 관해를 유도하는데 걸리는 시간이 길다는 것을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궤양성 대장염에서도 보조치료로서의 중합식이의 효과가 완전경정맥영양요법과 유사하다고 보고되었으나 장기적인 치료효과는 알려져 있지 않았습니다. 일반적인 유동식이(liquid diet)의 경우 약물치료만큼의 효과는 없다고 하지만 그 효과의 차이는 식이섭취가 불가능한 환자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며, 특히 스테로이드에 반응이 없거나 지나치게 스테로이드에 의존적인 경우 약물치료 대신 유동식이를 통한 경장영양요법을 이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경장영양요법은 특히 성장이 지연된 소아에서 큰 도움이 됩니다.  


12.
경장영양요법은 어떻게 하나요? 

성분식이와 중합식이는 Biosorb, Ensure, Fresubin, Nutrodrip, Nutricomp, Peptisorb, Salvimulsin, Salvipeptid, Survimed 등 맛과 영양성분을 조금씩 달리하여 여러 제품이 개발되어 있으며 국내에서는 Ensure, Energen, 뉴케어, 그린비아 등이 시판되고 있고, 이런 경장영양요법도 재택경장영양요법(home enteral nutrition)으로 시행할 수 있습니다. 활동기에는 섬유질이나 유당이 없고 가능하다면 medium-chain triglyceride로 지방을 공급하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튜브를 이용한 완전경장영양요법은 완전경정맥영양요법에 이어서 사용되기도 하고 처음부터 투여하기도 합니다. 코를 통해 튜브를 공장 상부까지 삽입한 후 주입펌프를 이용해서 성분영양을 천천히 투여합니다. 처음부터 많이 투여하면 복부팽만감, 복통, 설사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저농도 저용량의 성분식이로 용량은 300-500ml에서 시작하여 1일 투여량이 2000kcal가 될 때까지 점차 증량합니다. 일차적 치료로서의 영양요법은 관해상태가 확인되고 영양 상태가 개선될 때까지 시행하며 그 후 유지요법으로 이행합니다. 상대적으로 지방성분이 적은 것이 권장되지만 지방성분이 매우 적은 경우 필수지방산의 결핍을 예방하기 위해 정맥을 통한 지방유제의 주입이 도움이 되겠습니다. 튜브를 사용한 영양공급의 절대적 금기증에는 심한 출혈, 장천공, 독성 거대결장, 장폐쇄 등이 있습니다. 


13.
경구식이란 어떻게 하는가요? 

일반적으로 환자들은 증상의 악화를 피하기 위하여 스스로 알아서 제한적인 식사를 하기가 쉬우나 염증성 장질환에서는 고혈압이나 당뇨병처럼 정해진 식사 지침은 아직까지 없으므로 경도 및 중등도의 환자에서는 불필요한 식사 제한은 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의 활동기에는 부드럽고 자극성이 없는 음식을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장관의 협착이 있는 경우에는 섬유질을 제한한 저잔사식(low residual diet)이 바람직합니다. 그러나 변비가 동반된 궤양성 직장염에서는 고섬유식이가 필요할 때도 있음을 알아야 합니다. 식이내 섬유소는 항염증작용 등의 여러 효과가 있으므로 경도의 궤양성 대장염환자에서는 섬유소를 피할 필요는 없습니다. 경구로 섭취하는 지방질의 증가도 염증재발에 관여하므로 저지방식사가 바람직하며, 질에 있어서도 n-3계 지방산이 풍부한 어류가 권장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관해기 크론병 환자에서 저섬유식, 고섬유식, 고칼로리식, 저당식 등의 여러 식이법이 시도되었으나 질병의 경과에 유의한 영향을 미치지 않으므로 크론병 환자에서 식사를 제한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으며 오히려 영양 결핍을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최근의 논리적인 결론입니다. 


14.
보조치료제로 쓰이는 영양 성분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최근 보조치료제로 가능성이 검토되고 있는 영양 성분으로서 부티레이트, 프로피오네이트 등의 단쇄지방산, 생선유 등의 유용한 지방산 및 항산화제 등이 있으나 아직 연구 중에 있으며 염증성 장질환의 치료로서의 유용성을 입증할 자료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염증성 장질환과 성장장애
 

염증성 장질환은 특징적으로 젊은 나이에 발병하므로 많게는 환자들의 25%에서 소아 또는성장기에 질환을 경험합니다. 이러한 어린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갖는 중요한 특징은 합병증으로 성장장애가 동반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또한 이러한 환자들에서 치료 목표는 장염증의 조절뿐만이 아니라 올바른 사춘기 발달을 통한 정상적 성장입니다. 성장장애는 평생 지속되는 육체적인 열등감과 더불어 성장기 환자들이 가장 심각하게 호소하는 정신적 고충의 원인이므로 이를 해결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라 할 수 있습니다. 


15.
성장장애는 왜 생기나요? 

성장기 환자 즉 사춘기 이전의 크론병 환자의 약 15~40%,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10%에서 성장장애가 나타납니다. 염증성 장질환에서의 성장장애는 키와 체중이 비례적으로 작고 골격의 성숙과 이차성징의 지연 발현과 동반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장기간의 스테로이드의 사용, 호르몬 결핍, 영양장애(zinc 결핍 등)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성장장애를 초래할 수 있으나 질병의 활동기에 영양 섭취량이 불충분하여 성장기의 증가된 영양 요구량에 미치지 못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원인입니다. 


16.
성장장애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일단 성장장애가 나타나면 이를 회복하기 위하여는 영양을 보충하여 주는 것이 질병이 있는 부분의 수술이나 약물치료보다 더욱 중요합니다. 크론병에서 성장장애가 진단되면 즉시 영양 치료를 하는 것이 중요한데 경구식이, 정맥영양요법, 성분식이요법, 비위관을 이용한 야간영양요법 등으로 성장이 회복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성장장애를 예방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은 두말 할 나위가 없겠으며 이를 위해서는 먼저 의심 되는 소아환자에서 지체없이 염증성 장질환을 진단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하겠습니다. 


결론 

음식이 염증성 장질환의 원인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할 수 있으나 아직까지 이에 대한 결정적인 근거는 없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에서 영양 결핍은 흔히 일어나지만 궤양성 대장염보다 크론병에서 더 흔하고 심하게 나타납니다. 영양 결핍을 일으키는 기전은 여러 가지이며 주로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성장기 크론병 환자는 성장장애를 흔히 동반하므로 이를 조기에 찾아내어 교정해 주어야 합니다. 완전경정맥영양요법과 완전경장영양요법은 급성기의 경우 일차적 치료로써 사용될 수 있으나 완전경정맥영양요법이 완전경장영양요법보다 우월하다는 것은 입증되지 않았습니다. 따라서 완전경정맥영양요법은 제한된 경우에 한하여 시행하여야 하며 가능하다면 경장영양요법이 바람직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 영양요법이 임상증상을 호전시키는 가장 중요한 이유는 영양공급 자체에 의한 결과라고 여겨지고 있으므로 관해기에는 음식에 너무 제한을 둘 필요는 없겠습니다. 결론적으로 염증성 장질환 환자는 자신이 영양 부족 상태에 있을 수 있음을 명심하고 전문의와 상의하여 자신의 영양 상태를 적절히 평가하고 이에 근거하여 영양 요법을 통해 최상의 영양 상태를 유지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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